카테고리 보관물: 일상

근래에 본 영화/드라마 정리 – 202105

  • 실리콘 밸리 ★★★★ / 왓챠

    실리콘 밸리 개발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개발자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전에 본 ‘빅뱅 이론’이나 ‘IT 크라우드’와 함께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극중 주인공인 리처드가 기막한 알고리즘을 만들게 되면서 졸지에 창업을 하고 CEO를 맡게 되면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인데, 이야기가 긴박하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많아서 빵빵 터지는 장면들도 많고,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사건이나 큭큭 웃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배울 만한 부분들도 있다. 왓챠에서 시즌 4까지 보고 아직 시즌 5, 6(완결)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인데, 어서 빨리 공개되면 좋겠다. 드라마의 명가 HBO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 람보 1, 2, 3 ★★★ / 넷플릭스

    내 머릿속에 있는 람보라는 영화의 이미지는 람보 2에 대한 것이었나 보다. 미국의 그린베레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람보 1은 그런 생각을 완전히 깨버린 수작이었다. 람보 1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전쟁 영웅의 이야기인 데다 미국 시골 동네의 폐쇄성, 그리고 그런 미국 시골 동네의 숲속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국지전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람보 2, 3은 ‘람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여실히 그려낸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이야기는 1편에 비해 못하지만 헬기씬 만큼은 인상적이었다.

  • 배드 지니어스 ★★★ / 왓챠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컨닝’이라는 참신한(?) 소재가 궁금해서 본 태국 영화다. 컨닝씬이 나올 때마다 긴박감 넘치게 잘 편집한 것 같다. 그리고 어쭙잖게 해피엔딩이나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아서 괜찮았고, 주인공이 겪은 사건을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 같다.

  • 씨스피라시 ★★★★★ / 넷플릭스

    상업적 어업의 파괴력에 초점을 둔 다큐멘터리다. 상업적 어업을 둘러싼 온갖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것들을 잘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어업’ 같은 캐치프레이즈의 허구성을 비롯해 빨대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보이는 해양보호단체들의 이중성(?), 어업 노동력 착취 문제까지 안 다루는 게 없을 정도로 상업적 어업과 관련된 온갖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볼 만한 내용이라 추천하고 싶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작년에 말 많았던 게임을 플레이하고 엔딩을 본 지는 좀 됐는데 이제야 정리한다. 플스 독점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전작인 리마스터 에디션을 작년에 처음 해보고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즐겨 하는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데도 스토리나 연출, 게임성에서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작품이어서 파트 2가 나오기를 고대했었다. 작년에 너티독에서 만든 언차티드 시리즈도 재미있게 열심히 하기도 했고.

2020년 초에 발매되리라 생각했는데 무제한으로 연기되기도 했고, 스토리가 유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기도 했고, 제작자의 망언 등등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어서 실제 게임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게임 가격이 금방 떨어져버려서 쿠팡에 2.6만 원 정도에 구입했다.

사두고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3월이 되어서야 느긋하게 시작했는데, 앞의 논란들이 이미 한차례 소강된 후여서 그런지 몰라도 커뮤니티에도 잘 만든 게임이라는 평이 많이 는 것 같았다. 전투 시스템을 비롯한 게임 디자인이나 섬세한 디테일은 가히 업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고, 세세한 그래픽 디자인을 보면서 이런 걸 만드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지 중간중간 상상하기도 했다. 시간 없는 유부라 늘 쉬움 난이도로 1회차로만 만족하는데 이 게임은 2회차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인데, 1편의 캐릭터에 애정이 있던 분들이라면 확실히 초반부 전개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작의 거의 유일한 단점은 전작에 비해 감염체가 그리 두렵지 않다는 것인데, 쉬움 모드로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전작을 경험해봐서인지 몰라도 새로운 유형의 감염체가 추가되긴 했지만 전작만큼 감염체를 만났을 때의 긴장감이 크진 않았다. 게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기나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전투의 재미도 늘고, 그렇다 보니 1회차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캡처해 봤는데 넣고 보니 엘리 파트밖에 없네.

근래에 본 영화/드라마 정리 – 202101

  • 파고(1996) ★★★ / 왓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점점 크게 꼬여나가는 과정을 보이는 게 완전 내 취향. 사건을 추적하는 경찰 역할의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근래에 ‘쓰리 빌보드’에도 출연했고 ‘파고’ 감독의 배우자라고. ‘쓰리 빌보드’ 예약해 놔야겠다. ‘굿 다이노’에도 엄마 공룡 역으로 출연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느라 늘 더빙만 봐서 몰랐다.

  • 007 카지노 로얄(2006) ★★ / 블루레이(다니엘 크레이그 콜렉션)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007 시리즈 특유의 인트로 장면을 보면서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며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지루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액션 연기는 ‘활어’처럼 생생해서 좋았는데, 딱 거기까지인 듯. 카지노 로얄만 그런지 다른 작품도 보면서 확인해 봐야지.

  • 콜래트럴(2004) ★★★ / 왓챠

    마이클 만 감독 영화라 그런지 총격씬이 인상적이다. 잘 훈련된 살인청부업자라서 총을 다뤄본 적이 없는 택시기사에게 당하는 게 아이러니. 극 초반에 LA에 대한 빈센트의 감상이 복선이 될 줄이야. 끝까지 긴장감 있게 끌고 나가는 게 좋았다.

  • 나이브스 아웃(2019) ★★★ / 왓챠

    007 시리즈를 얼마 전에 봐서 그런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기가 훨씬 더 코믹스럽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약간 고급진 추리 영화라고 해야 할까. 당연히 반전이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인지 결말 부분은 조금 아쉬웠는데, 그래도 밑밥은 그럭저럭 회수해서 괜찮았다.

  • 1917(2019) ★★★★ / 왓챠

    영화 전체가 하나의 롱테이크로 만들어진 것처럼 촬영한 기법이 놀랍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 사실 플롯 자체는 단순한데 롱테이크로 편집돼 있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기가 어렵다. 그것 말고도 흠 잡을 데 없이 매끄럽게 잘 만들어진 영화 같다.

  •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 컷(2005) ★★★★ / DVD

    어설프게 여기저기 칼질하느라 망한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을 봐야 한다고 해서 운 좋게도 구한 감독판으로 감상했다. 극장판은 본 적이 없지만 감독판에는 앞뒤 문맥이 잘 반영돼 있어서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훨씬 좋다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영화 곳곳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 더 퍼시픽(2010) ★★★★ / 블루레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 제작진의 후속작.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전선에서 참전한 세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10부작 미니시리즈다. BOB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쟁의 참상을 그려냈고,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 / 왓챠

    2시간 순삭이라고 해서 봤는데, 확실히 순삭이다. 설정도 흥미롭고 전개가 대단히 빠르다. ‘사랑의 블랙홀’은 물리학적 설명이 없어서 그냥 그런갑다 했지만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이 지구를 장악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이용한다고 설명한다.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드넓은 우주에서 창백하고도 쬐끄만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에 외계인이 침공한다면 뭔가 대책이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