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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스포주의)

전 세계에서 인기 있다는 오징어 게임을 3일에 걸쳐 나눠서 봤다. 총 9화로 구성돼 있고, 456명의 참가자가 456억 원의 상금을 타기 위해 유혈경쟁하는 드라마다. 어렸을 때 골목길에서 해봤을 법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같은 6개의 게임을 이어나가면서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진행한다. 배틀로얄로 대표되는 생존게임(?) 장르의 영화는 많이 나왔는데 오징어 게임이 특별한 점은 우리나라 전통놀이(?)를 가지고 게임을 한다는 거. 어렸을 때 하던 놀이인데 이게 이제는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다 보니 긴장감이 배가된다. 이런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다양한 인간군상이나 인간의 밑바닥을 보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안도감을 받게 된다…? 그나저나 어렸을 때 ‘오징어 게임’이나 ‘뽑기’ 같은 건 경험해 보질 못해서 생소하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평이 아주 엇갈리고 호불호가 나뉘는데, 별로라거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에 대해서는 그만큼 국내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다는 반증이 아닐까. 마지막화까지 보면서 조금 오글거리는 연기나 대사 처리라는 느낌을 받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독특한 설정과 소품, 미술을 비롯해 반전이 있는 스토리, 긴장감을 자아내는 전개와 극적인 문제 해결,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피리(리코더?) 소리 등 보는 시간 만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게 봤다.

그나저나 중간중간 게임 방법을 설명하는 □ 표시 관리자의 목소리가 굉장히 좋고 인상적이다. 목소리를 듣고 곧바로 《구타유발자》에서 성악과 교수로 출연했던 이병준 배우가 아닌가 싶었는데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위쳐: 늑대의 악몽

위쳐: 늑대의 악몽

넷플릭스에 위쳐 애니메이션이 올라왔다고 해서 부랴부랴 찾아봤다. 도입부에서 위쳐 하나가 나오길래 게롤트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다르게 애니메이션에 나오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게롤트의 스승인 베스미어였다. 게임 위쳐3에 출연하는 베스미어는 300년쯤 살아서 노회하고 배가 통통한 할배인데, 애니메이션에서는 베스미어의 젊은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고 위쳐3를 통해 위쳐를 접했기에 게롤트가 위쳐가 되어 활약하기 이전의 위쳐와 케어 모헨의 상황들이 묘사된다.

애니메이션이 전형적인 미국풍이고 다소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이 있지만 검술이나 액션 연출이 매끄러워서 보기 좋았다. 그리고 감독이 한광일이라는 한국분이더라.

D.P

김보통 작가의 ‘D.P 개의 날’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한 D.P를 봤다. 이미 웹툰으로 조금 보다가 나중에 다시 완결된 내용을 만화책으로 접했기에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실사 드라마로 각색해서 만들어지니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었고 흡입력 있는 내용과 전개이다 보니 1화부터 6화 끝까지 앉은자리에서 내리 다 봐버렸다.

용서받지 못한 자처럼 흔히 접하는 군대 부조리를 다룬 내용이 아니라 군탈 체포조라는 다소 색다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기에 흥미롭게 단행본을 읽던 와중에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서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차이나타운’, ‘뺑반’을 제작한 감독의 드라마이고, 원작과 다르게 정해인 배우가 군탈체포조 후임(일병)으로, 구교환 배우가 상병으로 등장한다. 이번에 구교환 배우를 처음 접했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특이하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었다. 황장수 역을 맡은 배우도 실제로는 미필인데도 말년 병장 연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놀라웠다. 안타까운 소재지만 작가의 의도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그나저나 1화에서 이장원 성우가 뜬금없이 나와서 빵 터졌고, 이후에 조일병의 동기로 ‘빠더너스 한국지리 인강강사’ 문상훈 씨가 나와서 괜히 반갑더라.

그리고 D.P의 정확한 뜻을 몰라서 이참에 한번 찾아봤더니 ‘Deserter Pursuit’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