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과 API에 익숙해지고 나면 어떻게든 기능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답게, 그 언어스럽게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연어도 마찬가지지만 어휘와 문법만 익힌다고 해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언어로 사고하는 법을 익히고 이미 풍부하게 자리 잡고 있는 숙어나 표현 패턴 등을 체화해야 비로소 그 언어를 유려하게 구사할 줄 아는 것이다.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힐 때는 맨 먼저 입문서를 본다. 해당 언어의 철학과 배경, 문법, 어휘, 구조 등을 익히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본격적으로 그 언어를 이용해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작성하게 되는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기능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게 될 수는 있어도 그 언어답게 구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서 이 부분에서 바로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가 생기고 만다. 프로그래밍 책 가운데 ‘이펙티브(effective)’라는 이름이 붙은 시리즈가 대체로 이 부분을 메꾸는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이번에 나온 『파이썬 코딩의 기술』은 제목에 ‘이펙티브’라는 표현이 붙지는 않았지만 원서 제목인 ‘Effective Python’이 붙어 있는 진짜 이펙티브 시리즈 책이다. 그래서 책의 구성도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파이썬을 쓸 때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내용들을 각 요소별로 조언 형태로 59가지나 담고 있다. 파이썬 코드를 작성하다가 ‘이렇게 짜는 게 파이썬답게 짜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이 책을 들춰보면 파이썬스럽게 코드를 작성한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단순히 기능하기만 하는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유창한 코드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싶은 분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