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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의 배신

김경준 – 유학생, MBA 지망생, 금융인의 필독서의 리뷰를 보고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주문해서 읽었다. 김경준 씨는 누구나 알다시피 BBK로 알려진 인물이다. 단순히 이 책에 BBK 관련된 내용만 있었다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겠지만 PPSS 리뷰를 보면 그 외의 내용도 많이 있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어본 결과 PPSS 글의 제목처럼 이 책은 정말 BBK 사건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그렇지만 유학생, MBA 지망생, 금융인이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이자면, 책에 나온 내용을 100% 믿거나 받아들이기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상당한 진실을 담고 있다고 본다면 한국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가 어떤 식으로 한 개인을 파국으로 몰고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1부와 3부에서는 제목에 나온 것처럼 BBK 사건에 대해 아주 자세히 다룬다. BBK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한 김경준 씨가 쓴 책이기에 BBK 사건의 핵심 쟁점과 사건 개요, 과정, 결과를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사건 구조(여러 회사가 나오고 관계가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이라…)가 복잡해서 잘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대략적으로 뭐가 문제였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관련 정치 공작의 배경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재미교포 2세의 삶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미국 한인사회의 분위기라든가 미국 시스템, 정서 같은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능력 있는 수험생이나 그런 수험생을 둔 부모라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 이 책을 보니 한번 도전해 볼만 일이 아닌가 싶다(특히 살벌한 한국 사회에서 자녀를 키우기에 부담이 느껴지는 분이라면 자녀를 위해서라도 한번 유학을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밖에도 미국의 총기 규제와 사법 제도, 하버드 학벌의 진실, 코넬 대학의 이야기, 미국에서 소수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본질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나온다. 책을 읽다 보니 <삼성을 생각한다> 같은 책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김경준 씨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도전하고 성취해온 일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 감옥에 있는 것이 좀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얼른 사회로 복귀해서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시길(이 책의 두 번째 책도 써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