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codingnuri

웹 페이지용 코딩 폰트

이번에 블로그 테마를 반응형 디자인을 지원하는 걸로 바꿨는데 PC에서 확인했을 때는 괜찮았는데 모바일에서 확인했을 때는 코드 폰트가 고정폭 글꼴이 아니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찾아봤다. 결론적으로 더 많은 고정폭 글꼴을 font-family로 지원하면 된다. 그래서 아래 글을 참고해서 style.css 파일의 내용을 수정했다.

font-family: Consolas, Menlo, Monaco, 'Lucida Console', 'Liberation Mono', 'DejaVu Sans Mono', 'Bitstream Vera Sans Mono', 'Courier New', monospace, serif;

버드 박스(스포 있음)

Bird Box

정체모를 존재에 의해 사람들이 집단자살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처음에 산드라 블록은 산모로 나오는데 여동생과 함께 차를 타고 아수라장이 된 도로를 벗어나려다 여동생이 그 존재를 보게 되면서 사고가 나고 여동생은 산드라 블록이 보는 바로 앞에서 자살한다. 그러다 ‘문라이트’에 출연했던 트레반트 로즈의 도움으로 가까운 곳에 있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동안 머문다. 그 존재를 눈으로 보면(심지어 CCTV 화면을 통해 봐도) 자살하게 되기에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눈가리개를 하고 다니게 된다. 그러다 함께 지내던 다른 산모가 낳은 아이까지 맡게 되면서 두 아이를 책임지고 좀 더 안전한 공동체로 데려다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교대로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우선 아무런 정보가 없는 막연함이 주는 공포를 잘 살린 것 같다. 악령이라고 해야 할지 뭔가 어둠으로만 표현되는 존재가 나오는데, 눈으로 보게 되면 눈이 충혈되고 이상하게 바뀌면서 조종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악령 같은 존재가 가까이 오면 새들이 불안해하는데, 우연하게 이를 알게 된 산드라 블록이 새가 들어있는 상자를 아이들로 하여금 지니게 하고, 이것 때문에 제목이 ‘버드 박스’인 것 같다.

좀 허술한 모습도 몇 가지 보인다. 우연찮게 피신처에 머물게 된 사람들이 각자 내용 전개에 필요한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든가, 사회 기반 시설이 몽땅 망가졌을 텐데 전기/수도가 멀쩡히 나오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면 야생 동물들의 세상이 될 텐데 그런 점도 반영되지 않은 듯하고, 마지막 설정도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허술한 점이 있긴 하지만 산드라 블록의 열연이나 설정 자체는 볼 만하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이 잘 드러나고, 긴장감이 영화 끝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반전도 생각할 거리를 준다.

아몬드

아몬드 (2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

아몬드 (2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

손원평

‘알렉시티미아’라는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의 성장기. 평범하지 않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고난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평범하게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고맙기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몰랐는데 아이가 생긴 후에는 세상에 감사한 일들이 많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가령 동감하기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전쟁의 위험처럼 평소에는 전혀 생각할 일이 없는 것에도 다행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아내하고도 종종 이야기하지만 별다른 위험 없이, 무탈하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확률 낮은 일인지, 지금처럼 사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에 대해 함께 입을 모은다.

올해 언젠가, 집안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흔히 이야기하는 ‘사이코패스’인 가족의 경험담을 읽을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이 생각 났다. 어떤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감정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윤리 기준을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지극히 당연한 거지만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라든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라는 것 같은.

아몬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몬드의 주인공은 지속적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고 차별을 당한다. 그런데 오히려 주인공이 감정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든 것이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다행스럽다고 해야 하나. 괴롭힘이나 따돌림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일이 잦아서 차라리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의 중반부부터는 진정한 교우관계도 만들고 조금씩 감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처가 있는 여린 친구 곤이와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도라를 통해 새로운 관계와 감정들을 접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후반부는 설정이나 흐름이 조금 거칠긴 하지만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되어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던 안타까움이 덜어져서 홀가분했다.

청소년 소설이긴 하지만 청소년 소설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서 아이들의 부모로서도 동감할 만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이 태어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이 책 덕분에 좀 더 특별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