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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

요즘 통 책을 못 읽다가 그동안 조금씩 읽어왔던 이 책을 이번에 마저 읽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을 주제로 한 이 책은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라는 세 가지 기조를 가지고 철학 등의 분야의 역사를 깔끔하게 정리해낸다. 그리고 역시나 마찬가지로 이름이나 세부적인 입장만 달리할 뿐 세 가지 기조가 그동안의 역사에 걸쳐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시리즈의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복잡다단한 세계를 관통하는 몇 가지 준거의 틀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세 가지 기조를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었고, 1편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비롯되는 세상의 현상들을 좀 더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배웠던 각종 사회 현상이나 역사적 사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이면에 놓인 배경과 의의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단순히 지적인 대화를 위한 목적도 목적이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체계적인 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시작하는 학생들부터 이런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학창시절에 이런 책을 만났었더라면 좀 더 공부하기가 수월하고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재작년부터 워낙 유명했던 책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1권을 사놓고선 이제야 읽었다. 원래 지대넓얕이라는 제목으로 운영 중이었던 팟캐스트의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펴낸 듯하다.

현대 사회는 정보와 지식이 범람하는 시대이고 각 분야별로 전문화된 지식 체계가 있어서 섣불리 전체를 조망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점에 역점을 두고 시대와 사회를 관통해서 일관되게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는 각 분야별로 짧게짧게 핵심적인 주제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앞에서 다룬 내용을 적절히 반복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이해한 바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저자가 독자를 세심하게 배려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크게 얻은 소득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틀을 통해 복잡다단한 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나 메커니즘은 좀 더 심플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역사, 사회, 정치, 윤리가 서로 단절되지 않은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막연하게나마 각 분야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해왔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설명하자면 어려웠을 테지만 이제는 조금이나마 관계의 실타래를 더듬어 나갈 만한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내가 견지하는 정치/경제적 관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 책은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인데 조만간 마저 주문해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따로 출판사를 차려서 책을 냈다고 했는데, 그 첫 책이 <시민의 교양>이라는 책이다. 이 책도 조만간 주문해서 읽어봐야겠다.